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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관극장 함께 지켜내야죠" (2020.10.05)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10-06 17:59:32 조회수 3





"마지막 단관극장 함께 지켜내야죠"
변해원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

지역 미디어 활성화 기여…아카데미극장 보존운동 앞장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1988년 영화 '시네마 천국'은 1990년 처음 국내에 개봉된 이후 수차례 재개봉 됐을 만큼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시골 마을 주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준 영사기사 알프레도와 그와 우정을 나누는 꼬마 토토의 이야기는 감동을 선물하며 '시네마 키드'들에게 대표적인 '추억 소환' 영화로 꼽힌다.

변해원(45)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도 그들 중 한 명이다. 그저 영화가 좋아 즐겨보다 보니 직업이 됐고, 지금은 시민들에게 미디어를 통해 작은 행복을 주고 있는 원주의 '알프레도'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마산과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변 국장은 교육학을 전공하는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학창시절 유일한 외도가 '영화보기'였던 그의 인생이 180도 달라진 것은 영화 때문이다. 군 복무를 마친 90년대 후반 부산 영화동아리 시네마테크 1/24에 참여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 소식지 제작에 참여하고 조연출로 선배들의 작업을 돕기도 했다.

하나 둘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전문적으로 영화를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그 무렵이다. 교사가 되길 기대한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상경, 신문배달과 영화강사를 하면서 서강대 대학원에서 영상미디어를 전공했다. 강의실보다 아르바이트 현장을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좋아하는 영화에 몰두할 수 있어 행복하기만 했다.

독립영화도 3편이나 발표했다. 주변의 소리를 잃어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잃어가는 것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 '고래의 한숨(2000년)'을 시작으로 부산 범일동 단관극장의 정취를 담은 '물일무문(2002년)', 부평 GM대우공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철탑(2008년)' 등이 그 것이다. 이 중 '철탑'은 2009년 인디다큐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고래의 한숨'은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비디오부문 우수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원주 시민들의 기억이, 원주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단관극장은 지역의 기억이자 정체성"

원주와는 2013년 원주영상미디어센터 사무국장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고민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당시만 해도 원주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김지하 시인이 원주교도소를 출소했다는 뉴스를 접한 것이 아는 것의 전부였다. 다행히 원주역에 내려 돌아 본 원주는 고향 마산과 닮은 구석이 많았다.

김 국장이 원주영상미디어센터에서 처음 시작한 일은 사람들이 센터를 찾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정기적인 영화상영회를 만들고 생활미디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보강했다. 영상에 치우쳤던 프로그램은 글쓰기, 음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정부 지원사업도 적극 활용했다.

기존 장비지원에 그쳤던 창작지원활동을 공모를 통해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변화시킨 것도 그의 역할이었다. 대관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원주영상미디어센터를 알리는 방법으로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수록 위축된 구도심이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문화교류를 통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희망을 선물하기도 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공모한 '지역 우수 문화교류 콘텐츠 발굴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된 사업이다.

현지 청년 인재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을 실시하고 영화제를 개최하는 한편, 우리 전통음악과 아프리카 전통음악과의 접목을 시도했다. 이들의 활발한 문화교류 활동은 현지 주민들의 호평을 받는 것은 물론, 현지 교육기관과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받는 활동은 2016년 '아카데미로의 초대'로 시작된 아카데미 극장 보존 활동이다. 2015년 문화극장이 철거되는 모습을 지켜 본 시민들 사이에 마지막 남은 단관극장인 아카데미 극장을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2016년 '아카데미로의 초대', 2017년 '먼지 쌓인 극장에 불을 켜다' 전시가 이어졌고 원주 단관극장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씨도로'가 만들어졌다. 시민자산화 방안을 찾고, 강원혁신포럼을 통해 도 차원에서 방법이 없는지 찾기도 했다.

최근에는 원주역사박물관이 추진하는 문화재청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이 같은 활동에는 언제나 변 국장과 원주영상미디어센터가 함께 했다.

변 국장은 아카데미 극장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단관극장은 그 지역의 기억이자 정체성"이라며 "원주시민들의 기억이, 원주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아카데미극장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상상하고 실험하기 위해 준비한 '안녕 아카데미(Hello Academy)' 9월 메인행사가 코로나19로 11월로 연기돼 무척 아쉽다"는 그는 "아카데미극장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애써온 모든 사람들과 사람이 찾는 중앙동이 되었으면 바라는 시민들, 새롭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콘텐츠를 원하는 젊은 마음들이 모여 같이 극장의 미래를 그려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아무도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이야기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그의 말 속에는 간절함이 묻어있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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