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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문화력 키우고 도시 정체성 찾아 경쟁력 높여야"(2020.01.12)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0-01-14 09:45:46 조회수 46




군사도시에서 문화도시로…문화도시 원주의 변화
김민호 기자 l승인2020.01.13l 수정2020.01.12 00:29


▲ 지난해 11월 옛 원주여고 진달래관에서 열린 '원주로운 상상박람회.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과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통해 정책과 사업으로 실행했던 4년간의 과정을 전시와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지난 연말 희소식이 전해졌다. 원주시가 정부가 인정하는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원주를 비롯해 전국 7개 도시가 처음으로 선정됐다. 이들 도시에는 앞으로 5년에 걸쳐 최대 100억 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선정된 도시들은 저마다 지역의 특색 있는 자원을 중심으로 문화도시 조성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원주시는 시민 모두가 문화 활동의 중심이 되고, 도시의 주체가 되는 36만5천 개의 문화도시를 만들어 36만5천 개의 '원주로운 삶'의 방식이 공존하는 도시를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법정 문화도시 선정은 '원주시가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것일 뿐, 화려한 말잔치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문가들은 "문화도시 조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기획·실현해 나가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시민 문화력을 키우고, 도시 정체성을 찾아, 문화경제력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주가 가진 문화적 잠재력 인정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든 도시는 특별하다'는 관점 하에 지역의 자율성, 다양성, 창의성을 살리는 문화도시 지정 제도를 수립하고, 문화도시 지정 및 권역 간 문화도시 벨트를 구축하면서 상생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스스로 도시의 문화 환경을 직접 기획하고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원주는 오래 전부터 수도권 중앙문화와 영서지역 문화를 잇는 문화교류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6.25를 기점으로 군사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도시의 정체성이 모호해진 것이 사실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이번 문화도시 지정은 단순히 군사도시로 생각했던 원주가 사실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의 시민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는 과정이었다고 자평한다.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 김선애 사무국장은 "문화도시 선정은 원주가 가진 문화적 잠재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우리 시민들의 자존감이 올라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그림책작가 워크숍에 참여한 어린이들.
 

문화도시 원주의 변화
  문화도시는 시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을 지향한다. 단순히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와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한 도시를 함께 살아가는 당사자로서 참여의식을 중요시한다.

 원주시가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경쟁력이 여기에 있다. 곽정호 원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시민문화가 오랫동안 내재되어 도시의 성장을 이루어 왔기에 지난 4년간 시민들과 함께 문화도시 비전체계 틀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문화도시를 준비한 원주시는 100인 원탁회의를 시작으로 원주공유테이블 교집합, 원주시민집담회, 문화도시 아고라 '원주민(民)'회, 문화도시 추진위원회, 원주청년연대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야기를 중심으로 '문화도시 81 실천과제'를 만들었다. 우선순위로 실현이 되어야 할 과제도 선정했다.

 시민들이 선정한 대표적인 우선순위 과제는 ▷놀러오기 좋은, 즐길거리가 많은 원주 ▷전문복합 문화예술공간 확보 ▷예술인의 삶 관점에서 지역예술인들의 삶을 지원하는 도시 ▷개인의 취향발견을 돕고, 취향기반 공동체 활동 강화 등이다. 이제는 시민들도 적극적인 문화향유 뿐 아니라 문화를 직접 생산하고, 지역 문화예술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주시와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이들 실천과제를 올해부터 5년간 순차적으로 81개 원주테이블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현실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김선애 사무국장은 "생각과 이야기를 넘어 행동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당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될 것"이라고 전했다.


81가지 실천과제 실현 방식

  대부분 사업들은 그 사업을 주최하는 기관이 일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형식적인 공청회나 설명회 등으로 시민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때문에 사업추진 설명회나 공청회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반응 중 하나가 "이미 자기들끼리 다 정해놓고 왜 불렀느냐?"는 불만이다. 그동안 건강도시, 안전도시 등 다양한 도시 브랜드 네이밍 사업이 추진됐지만 시민들의 피부에 직접적으로 와 닿는 결과를 얻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6만5천 개 문화도시…'원주로운 삶'의 방식 공존
시민들의 이야기로 문화도시 81개 실천과제 도출
우리도시 미래 만드는 일…시민 공감대 형성 중요


  원주 문화도시 사업에서는 시민, 즉 당사자가 직접 논의하고 계획을 세우는 '원주테이블' 운영이 핵심이다.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에 따르면 원주테이블은 과제별로 모인 시민실천형 거버넌스 모임으로 성격, 목적, 사업연계 등에 따라 학습공동체, 전략실행TF, 포럼, 연대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준비와 학습, 토론, 적용, 결정 등 5단계 기본 포맷을 가지고 있지만 테이블 구성과 운영부터 전문가 컨설팅, 관계자 간담회, 해당 분야 시민 네트워크를 거치고 유관기관 의견을 반영해 함께 결정할 계획이다.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고, 실험하면서 결과를 점검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까지 원주테이블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교육, 운영지원, 사업지원, 네트워크 연결 등 전반적인 지원을 담당한다.

 원주 문화도시 사업의 핵심인 원주테이블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주 문화도시는 시민주도형 PDCA(Plan-Do-Check-Action) 모델을 구축, 매년 실행과정을 점검하면서 5년간 문화도시 81 실천과제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점검과정에는 시민정책모니터링단을 참여시켜 과정 전반에 있어 시민들과 함께한다.

 원주테이블 운영과 점검은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시민 문화활동이다. 이런 활동의 결과치를 모아 매년 1회의 활동결과 공유회를 개최, 지난 1년의 과정을 공유하고 원주 전역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시민활동은 문화도시 거점공간이 될 옛 원주여고 진달래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의 역할
  문화도시사업과 도시문화 관련 업무를 총괄해 온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도 대대적인 변화와 함께 새로운 역할이 주어진다. 먼저 조직개편을 통해 사무국 내에 문화연대사업팀, 경영기획팀, 미래인재양성팀, 지역문화콘텐츠팀 등 4개 팀이 구성되고, 매년 주력사업을 중심으로 TF팀이 꾸려진다.


▲ 지난해 9월 학성동 옛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에서 개최한 '문아리공간4.3' 기획전시 폐막식.
 

 올해는 ▷원주롭다 TF ▷도시브랜드 TF ▷문화예술교육 TF ▷문아리공간 TF 등 4개 TF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각각의 TF팀은 관심 있는 시민과 분야 전문가, 센터 담당, 지역문화기획자, 유관기관, 실행단체 등으로 구성된다. 원주테이블은 문화연대사업팀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개별 테이블 성격에 따라 파트너 팀을 배정할 계획이다.

 도시문화경영시스템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문화공동체 시스템 구축 ▷원주 문화 기록 공유 ▷다양한 소통의 장 마련 ▷문화도시 시민플랫폼 운영 등 시민들이 시급히 해결하기를 원하는 문제 중 상당수가 원주시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부분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온라인 기반의 문화도시 시민공유플랫폼을 만들어 웹과 앱, 오프라인 등 시민들과 다양한 소통경로를 통해 문화정보를 공유하고, 시민창의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문화공동체 및 기관 등을 중심으로 문화연대사업 모델을 강화하고 확산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실천과제 중 지역문화예술인 및 예술자원 아카이빙 작업을 위해서는 원주문화재단이 원주테이블에 참여해야 하며, 원주협동조합 스터디투어를 확산시켜 협동조합 메카로서 역할을 하기위해서는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중심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선애 사무국장은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적합한 자원들이 모이고, 지원이 되어야 한다"면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가 지역문제에 기반한 문화연대를 강화해 원주테이블과 지역의 연대조직을 연결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문화도시지원세터가 운영하는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은 그림책특화사업 확장을 위해 지역 내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프로그램을 개편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주로 이담에서 이루어진 강좌와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역 내 도서관, 학교, 북카페, 독립서점, 문화공간 등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되며, 원주그림책문화학교에 심화과정을 개설, 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연계할 방침이다. 시민창작그림책워크숍 역시 매년 200명 이상이 자신만의 그림책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3월 초 개강한다.

전영철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장은 "문화도시 사업은 시민 개개인이 미래 세대를 위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우리도시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3월 중 문화도시 조성계획 갱신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하는 일정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사업은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는 5월 초 문화도시 킥오프를 통해 시민 대상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민호 기자  hana0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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